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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학

분자와 물질

by 율무화학 202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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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와 물질

응축상태 - 고체

대부분의 원소는 표준온도와 압력에서 고체상태이다. 응축상태(condensed phase=고체 +액체)는 왜 안정할까? 해답은 원자들과 분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있으며, 응축상의 구조를 통해 서도 그들의 안정성을 이해할 수 있다.

 

미시적 관점에서 볼 때, 고체나 액체가 기체보다 원자나 분자들로 더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원자나 분자가 고체상태에서 배열되는 방식으로, 고체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규칙적이고 반복되는 기하학배열을 갖는데, 이들 물질을 결정질 고체 (crystalline solid)라 한다. 무작위 배열을 가진 고체를 비결정질 고체(amorphous solid)라 한다. 규칙적인 배열이 연구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결정질 고체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결정질 고체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원자를 구(sphere)라 하면, 결정질 고체의 배열은 박스 안에 공이 채워져 있는 것과 비슷하다. 박스에 공을 어떻게 배열하든, 공 사이에는 틈이 존재한다; 구는 박스를 완전히 채울 수 없다. 하지만 배열만 잘한다면 빈 공간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구슬이 엇갈리게 배열된다면 틈이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구조의 패킹효율(주어진 배열이 차지하는 공간의 백분율)로 정량화될 수 있다. 엇갈리게 배열된 구조의 패킹효율은 90.7%인 반면, 일직선으로 배열된 구조는 78.5%였다.

 

원자의 패킹효율은 물질의 밀도와 관련있다. 패킹효율이 증가하면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원자 가 채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원소들이 고체상태로 응축되면, 가능한 완벽하게 공간을 채운 다는 사실을 결정구조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런 배열을 밀집구조(close-packed structure)라 하며, 구슬이 엇갈리게 배열된 구조의 3차원 형태이다.

 

2차원의 원에서 3차원인 구로 바뀌면, 선택사항이 추가된다. 박스를 공으로 채울 때, 공의 한 개 층은 밀집구조로 완성했다고 가정하자. 두 번째 열의 공은 첫 번째 열의 공 위로 바로 놓거나, 또는 공 사이의 틈에 놓을 수 있다. 후자의 방식이 패킹효율이 높아, 더 많은 공을 박스에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열의 공이 완성되면 세 번째 층을 시도해 본다. 세 번째 층을 두 번째 층의 틈을 채울 수 있게끔 배치할 경우에도 두 가지가 가능하다. 세 번째 열의 공을 첫 번째 열의 공 사이 틈의 위쪽으로 놓거나, 첫 번째 공의 바로 위로 놓을 수 있다. 전자에 의한 구조를 입방최밀구조(cubic close-packing) (ccp)라 하며, 후자에 의한 구조를 육방 밀집구조(hexagonal close-packing) (hcp)라 한다. 두 구조 모두 공간의 약 74%를 차지한다.

 

입방최밀구조는 면심입방구조(face-centered cubic) (fce)라 불리기도 한다. 입방체(cube)의 꼭지점마다 원자가 한 개씩 위치하며, 입방체의 여섯 면의 중심에도 원자가 위치한다. 꼭짓점의 원자들은 면의 중심에 위치한 원자들과 맞닿는다. 원자를 면의 중심에 맞추기 위해서는, 입방체의 가장자리 길이는 원자의 직경보다 커야 하는데, 이 경우 꼭짓점의 원자들끼리는 서로 닿지 않는다. 단위격자는 원자의 가장 작은 집합체로, 구조의 특성을 결정한다. 단위격자를 실제 샘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위격자를 모든 방향으로 반복하여 결정격자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몇몇 물질은 밀집구조(cose packed)로도 공간을 효율적으로 채우지 못한다. 예로, 체심입방구조(body-centered cubic) (bcc)가 그렇다. 원자들이 입방체의 꼭지점에 위치하고, 원자 한 개가 입방체의 중심에 위치한다. 면심구조(face-centered)와 유사하게, 꼭짓점의 원자들은 중심원자와 맞닿지만, 자기들끼리는 접촉하지 않는다. 이 구조의 패킹효율은 68%로 면심입방구조보다 작다. 드문 경우, 체심입방구조(bcc)에서 중심원자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입방체의 모서리 길이는 원자 직경과 같다. 이것은 단순입방구조(simple cubic) (sc)라 불린다.

 

가장 단순한 입방구조이지만, 가장 비효율적으로 공간이 채워진다. 패킹효율이 약 52%이다.

 

결합의 관점에서, 배위수(coordination number)는 중요한 개념으로 인접한 원자의 수를 뜻 한다. 단순입방구조(SC)는 배우수가 6, 체심입방구조(bcc)는 배우수가 8, 밀집구조(ccp와 hcp)는 배우수가 12이다. 가장 흔한 구조인 밀집구조는, 배위수가 증가하면 격자 내 원자는 가장 가까 운 이웃 원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해지고, 인력에 의해 결정이 유지된다.

 

주기율표에 고체상태의 원소가 선호하는 결정격자를 나타내었다. 표를 보면, 금속 은 주로 세 가지 구조 중 하나를 갖는다: bcc, fcc, hcp. 금속이 어떤 구조를 가질지 인식할만한 패턴은 없지만, 어떤 구조인지 아는 것은 신물질 개발에 중요하다. 예로, 강철은 철에 소량의 다른 원소가 섞인 것으로, 제련하기 쉬운 성질을 갖게 된다. 원자들이 철의 고체프레임과 유용하게 결합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철의 구조가 어떤지, 그리고 철 원자와 다른 원소가 교환이 가능한지 알아야 한다.

 

탄소를 포함한 몇몇 원소는 하나 이상의 고체상태를 갖는다. 탄소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완전 다른 물리적 성질을 갖는다. 그리고 이들 성질은 결정구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둘 다 흔치 않은 결정구조로, 공유결합을 하고 있다. 탄소 원자는 네 개의 단일결합을 갖는 사면체 구조이다. 이 기하학구조가 사방으로 확대되면, 탄소 원자는 네 개의 이웃원자와 연결되면서 다이아몬드 구조가 된다. 각각의 탄소 원자는 네 개의 강한 C-C 결합을 갖는데, 다이아몬드가 강한 물질인 이유이다. 다이아몬드를 깨기 위해서는 많은 공유결합을 깨야 하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실리콘 또한 다이아몬드 구조를 갖는다.

 

흑연은 층구조로, 다이아몬드보다 복잡하다. 흑연에서, 같은 평면의 탄소 원자들 간 거리는 탄소- 탄소 공유결합 길이보다 짧다. 하지만 층(또는 평면) 간 거리는 더 큰데, 같은 평 면 내 원자거리의 두 배가 넘는다.

 

고체에서의 결합: 금속, 절연체, 반도체

금속은 가단성(malleable)이 있어, 필요한 모양으로 성형이 가능하다. 연성(ductile)도 있어, 잡아당겨 가는 선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전기와 열을 전도한다. 금속결합으로 이들 성질을 어 설명하겠는가? 금속원자를 넣은 나노튜브도 같은 성질을 가질까? 금속결합모델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금속결합모델

금속원소들끼리는 전기음성도 차이가 크기 않기 때문에, 금속과 합금은 이온결합을 하기 쉽지 않다. 또한 부껍질을 채워 완벽한 옥텟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공유결합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이온결합이나 공유결합이 어렵다면, 금속원자들의 결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금속결합에 대한 가장 단순한 설명이 전자바다모델(sea of electrons model)이다. 이 모델에 서는 금속원자의 원자가전자는 비편재화(delocalized)되어 있고, 원자에 묶여 있지 않고 고체 내 부를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 모델로 금속의 몇 가지 성질을 설명할 수 있다. 가단성의 경우, 금속을 망치로 내려치면 원자 수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어도 몇 개의 원자는 이 힘에 반응하여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전자바다모델처럼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인다면, 전자들은 원자의 새 위치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에 영향을 비교적 끼치지 않는다. 연성도 마찬가지로, 금속을 잡아당겨 가는 선으로 만들면 원자의 위치가 변하는데, 비편재화된 전자들은 적응하여 금속결합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편재화된 전자들은 전기장에 반응하여 움직일 수 있는데, 이 모델을 이용하여 금속의 전도성도 설명된다.

 

전자바다모델이 질적 이해를 돕는다면, 금속결합의 양적 측면을 다룬 모델도 존재한다. 밴드 이론(band theory)은 중요한 모델로, 이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에 금속원자를 첨가하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리튬 원자를 알맞은 크기의 나노튜브에 넣으려면, 금속원자들을 원자 한 개의 너비로 줄을 세 워야 한다. 리튬의 원자가전자 배열은 2s¹이기 때문에, 금속원자 간 결합은 2s 오비탈에서 이 루어진다. 오비탈은 파동이기 때문에, 금속 간 인력은 파동간섭으로 설명된다. 가장 간단한 경우 로 시작해 보자: 두 개의 리튬 원자가 가까이 접근하여 2s 오비탈이 겹치고 상호작용한다. 2s 오비탈 쌍이 같은 위상에서 상호작용하면, 보강간섭이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핵 주위의 전자밀 도는 증가하는데, 이것을 결합성 분자오비탈(bonding molecular orbital)이라 한다. 반면, 2s 오비탈 쌍이 다른 위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 파동은 핵 주위에 마디(node)를 갖는다. 이것을 반 결합성 분자오비탈(ancibonding molecular orbital)이라 한다.

 

나노튜브에 첨가된 리튬 원자가 많을수록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원자가 결합하면, 한 개의 결합성 오비탈과 한 개의 반결합성 오비탈이 만들어진다. 네 원자가 결합하면, 두 개의 결합오비탈과 두 개의 반 결합성 오비탈이 만들어진다. 원자수가 많아질수록 분자오비탈의 수도 많아지는데, 오비탈 간의 에너지 차이는 실질적으로 없다. 오비탈이 '허용된 에너지레벨의 밴드’에 묶여 있다 하여, 밴드이론(band theory)이라 한다.

 

나노튜브에 있는 리튬 원자를 선택한 이유는, 리튬이 타당한 1차원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s부껍질 이상의 껍질에 원자가전자를 가진 금속은, p 또는 d 오비탈에 의한 밴드가 형성된다. 전도성 등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 있어, 밴드구조는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밴드이론과 전도성

물질의 밴드구조는 원자오비탈의 에너지레벨과 매우 유사하다. 축조원리에 따라 전자는 가장 낮 은 에너지의 오비탈을 먼저 채우는데, 벌크 물질의 전자도 가장 낮은 에너지의 밴드를 먼저 채 운다. 전자들이 움직이면 전류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전자가 오비탈들 사이를 움직이는 것과 같다. 전자가 꽉 찬 밴드에서는 전자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전기를 전도할 수 없다. 이동이 쉬운 전자를 갖기 위해서는 "채워진 밴드"와 에너지가 비슷한 "채워지지 않은 밴드"가 있어야 한다.

 

리튬의 밴드다이어그램을 생각해 보자. 원자가전자들이 밀집된 밴드를 원자가밴드(valence band, 가전자대)라 하고, 위쪽의 비어있는 밴드를 전도성 밴드(conduction band, 전도대)라 한다. 에너지상으로 전도성밴드는 원자가밴드의 위에 위치하며,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에너지레벨은 두 밴드 사이의 경계선에 위치한다. 원자가밴드의 꼭대기에 있는 전자는 아주 작은 양의 에너지만으로도 전도성밴드로 이동할 수 있다. 이것은 리튬이 좋은 전기전도체라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도 그렇다.

 

금속은 작은 양의 에너지로 전자를 전도성밴드로 올릴 수 있다. 반면, 비금속은 원자가밴드와 전도성밴드의 에너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자이동이 가능한) 전도성밴드로 전자를 올리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전자들은 밴드 갭(band gap)을 극복할 만큼의 에너지를 갖지 않기 때문에, 비금속은 전도성이 없으며, 절연체(insulator)로 불린다. 다이아몬드는 비전도성 물질의 좋은 예이다.

 

반도체의 경우,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에너지레벨이 원자가밴드의 꼭대기에 위치하지만, 전도성밴드가 에너지상으로 다소 높다. 열에너지가 충분한 몇몇 전자들은 실온에서도 전도성밴드로 올라갈 수 있어 제한된 전기전도성을 갖는다. 온도가 증가하면 더 많은 전자들이 전도성밴드를 차지하기 때문에, 온도가 높을수록 반도체의 전도성은 증가한다. 탄소와 같은 그룹인 실리 콘도 반도체 성질을 가진 원소이다.

 

반도체

순수 실리콘은 반도체(semiconductor)의 교과서적인 예로 관심이 높은 물질이나, 가전제품에 많이 사용되진 않는다. 순수 실리콘이 전도성을 갖기 위해서는, 원자가밴드에서 전도성밴드로 전 자를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에너지가 필요한데, 실리콘을 상당한 열에 노출시키거나, 충분 한 광자에너지를 가진 빛을 흡수하도록 한다. 그러면 전자가 들떠 밴드 갭을 극복할 수 있게 된 다. 하지만 전자기기에서는 두 방법 모두 쉽지 않다. 대신 다른 원소를 결합시켜 반도성 성질을 갖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도핑(doping)이라 불리는 과정으로, 실리콘과 같은 반도체에 미량 원소의 양을 조절하여 넣을 수 있다.

 

도핑 작업의 이해를 위해, 실리콘의 밴드다이어그램을 사용하자. 순수 실리콘의 전도성을 증가시킨다고 하자. 금속의 전도성에서 배웠듯이, 전도성밴드로 전자들이 들어가야 한다. 만약 여분의 전자를 넣는 방법이 있다면, 전자는 위쪽 밴드로 들어갈 수 있게 되고 밴드를 자유로이 다닐 수 있다. 충분한 양의 전자를 넣을 수 있다면, 좋은 전도체를 얻을 수도 있다. 전자를 실리콘에 어떻게 넣을 것인가? 실리콘 원자는 네 개의 원자가전자를 갖는다. 원자가전자의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원자가전자가 네 개 이상인 원소를 소량 첨가해 볼 수도 있다. 순수 고체 실리콘에서 실리콘 원자 하나를 인(P) 원자로 대체시켰다고 가정해 보자. 원자 한 개만 바뀌었기 때문에, 전체 결정구조와 밴드다이어그램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여분의 전자 한 개를 갖게 된다. 원자가밴드는 채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여분의 전자는 높은 에너지 오비탈로 이 동한다. 이 오비탈은 실리콘이 아닌 인 원자와 관련되기 때문에 실리콘의 전도성밴드보다는 약간 낮은 에너지를 갖는데, 이것을 도너레벨(donor level, 주게 준위)이라 한다. 도너레벨과 전도성밴 드 사이의 갭은 매우 작기 때문에, 전자는 도너레벨에서 전도성밴드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원자 하나만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능하더라도 전도성 변화는 측정이 어려울 정 도로 작을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인 원자를 첨가한다면 실현가능해질 것이다. 인 원자의 다섯 번째 원자가전자는 도너레벨의 새로운 밴드로 이동하여, 전도성밴드로 올라갈 수 있다, 인 원자의 도너레벨은 전도성밴드 근처에 위치한 전자밀도의 공급원으로 전도성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인의 양에 따라 전도성 크기는 조절될 수 있다. 이것은 음전하의 전자를 얻었다 하여, n-형 반도체(n-type semiconductor)라 불린다. (물론 격자는 중성이다)

 

n-형 반도체는 실리콘 결정에 0.00001% 인이 포함된 것이다. 도핑이 이루어지면 물질은 자라 지만, 도핑원자가 무작위로 분산되었다면 결정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 그리고 인은 원자반경이 실리콘과 비슷하기 때문에 결정격자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p-형 반도체(p-type semiconductor)는 원자가전자가 네 개 이하인 도핑원소를 사용하여, 원 자가밴드의 전자수를 감소시킬 때 얻어진다. 어셉터레벨(acceptor level)은 에너지상으로 원자가 밴드의 꼭대기보다 약간 높다. 이 경우 흔히 선택되는 도핑원소는 알루미늄이다. 원자가밴드의 전자는 어센터레벨로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원자가밴드에 정공(hole)이 생긴다. 이들 정공은 양전하를 가진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p-형 반도체라 한다.

 

p-형 물질이 n-형 물질을 만나는 지점을 p-n접합(p-n junction)이라 한다. p-n접합을 가로지 르는 전자의 흐름은 전압(배터리로부터)을 걸어 쉽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p-n접합들은 스위치와 게이트 기능을 할 수 있다.

 

p-형 물질은 전자를 잃고 양의 정공(positive hole)을 갖는다. n-형 물질로 여분의 전자를 갖는다. 두 물질의 끝에 배터리를 연결한다. P-형 물질의 전자는 배터리의 양극을 향하고, 정공은 음극을 향한다. 즉 배터리가 연결되었을 때, 접합을 가로질러 전류가 흐르게 된다. 그러나 반대방향으로 전압을 연결하면, 전자와 정공은 접합으로부터 멀리 도망가기 때문에, 전류는 경계면을 가로질러 흐르지 않는다. 따라서 p-n접합을 전압제어 스위치로 사용할 수 있다.

 

분자 간 힘

화학결합이 형성되면, 결합을 통해 원자들의 에너지가 작아짐을 배웠다. 고체의 구조는, 화학결합뿐만 아니라 원자들 또는 분자들 사이의 인력과 척력의 균형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이번에는, 분자 간 힘(intermolecular force)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간간 힘은 화학결합력보다는 많이 약하지만, 고체와 액체의 구조와 성질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분산력

분산력(dispersion force)은 때때로 런던힘(London force)이라 불리며, 모든 분자에서 발견된다. 또한 순간쌍극자-유도쌍극자 힘이라 불리기도 한다. 정반대의 전하를 띤 두 점이 거리를 두고 있을 때 쌍극자가 존재한다.

 

원자의 양자역학적 그림인, 여러 모양의 오비탈들은 전자의 발견확률과 평균위치로부터 얻어진 것이다. "순간쌍극자"는 순간의 전자위치 또는 분포를 뜻한다. s 오비탈은 전자가 핵으로부터 일정거리에 있기 때문에, 전자발견확률은 구형의 대칭모양이다. 전자의 스냅샷을 찍으면, 잠시 후에는 전자가 핵의 다른 쪽에서 찍히는데 평균위치는 구형과 일치한다. 분자에서도 전자의 분포가 역동적으로 변한다. 순간적으로 분자 끝에 전자가 몰릴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고르게 퍼져있다. 이러한 변동이 일어날 때마다, 전하는 순간적으로 비대칭이 된다; 분자의 한쪽 끝은 크고 일시적인 음전하를 가지며, 반면 분자의 다른 끝은 작고 일시적인 양전하를 갖는다. 이것은 수명이 짧은 전하가 순간적으로 분리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때 쌍극자 모멘트가 생긴다. 쌍극자는 극성결합에서 다루었던 것과는 다른 개념으로, 순간적으로 전자가 편재되어 분포한다고 해서 순간쌍극자(instantaneous dipole)라 불리기도 한다. 순간쌍극자의 수명은 매우 짧아, 곧 사라졌다 다시 생성되기 때문에, 전자분포는 순간적으로 다시 비대칭이 된다.

 

전자밀도의 편재된 분포에 의해서만 전자들이 역동적인 분포를 갖는 것은 아니다. 전자들은 매우 작은 질량을 갖고 전하를 띠기 때문에, 이웃분자의 쌍극자와 같은 외부전기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분자가 외부전기장을 만나면, 음전하의 전자는 전기장의 음극으로부터 떨어지려 하고, 결과적으로 분자 내에 새로운 쌍극자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외부자기장에 의해 기존에 없던 쌍극자가 생겨나게 된다; 이때 쌍극자를 유도(finduced)되었다고 한다.

 

조금 떨어져 있는 두 분자를 생각해보자. 한 분자는 전자밀도가 변동하여, 순간쌍극자를 만든 다. 순간쌍극자가 근처 분자에 외부전기장으로 작용하면, 이 분자는 유도쌍극자(induced dipole)를 만든다. 이때 쌍극자의 양의 말단은 상대쌍극자의 음의 말단 근처에 있게끔 배열되는데, 순간 쌍극자-유도쌍극자 사이에 작용하는 이러한 인력을 분산력이라 한다.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힘이라 매우 약할 거라 생각되며,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나 아보가드로수 만큼의 분자의 힘이 합해진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이 에너지에 의해 액체나 고체가 유지된다.

 

각 물질마다 분산력의 상대적 크기를 어떻게 측정할까? 해답은 분극율(polarizability)에 있다. 분극율은 분자가 외부전기장의 작용에 의해 전하분포가 편재되었을 때의 민감도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큰 분자는 작은 분자보다 분극이 잘 되는데, 거리가 증가할수록 핵과 전자 사이의 인력 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전자가 덜 잡혀있어 외부전기장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큰 분자일수록 분극성이 좋다는 것은 분산력이 강함을 의미한다.

 

쌍극자-쌍극자 힘

영구쌍극자(permanent dipole)를 갖는 분자가 상호작용할 때, 분자의 양의 영역은 상대분자의 음의 영역 근처에 위치한다. 이들의 전하량은 전자 한 개 전하량의 일부도 되지 않는다. 화학결 합의 세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지만, 반대 전하 간의 인력 또는 같은 전하 간의 척력은 분산력보다는 크다. 각 분자는 가장 가까운 이웃 분자들과 상호작용한다. 말단이 반대전하인 두 개의 쌍극자가 서로 접근하면 인력이 작용하고, 같은 전하인 경우는 척력이 작용한다. 분자들은 인력을 최대화하고 척력을 최소화하는 배열을 좋아한다. 각 분자들의 위치는 끊임없이 바뀌지만, 인력에 의한 상호작용이 척력에 의한 상호작용보다 많을 것이다. 이 쌍극자들은 일시적이기보다는 영구적이기 때문에, 쌍극자-쌍극자 인력은 분산력보다 세다.

 

수소결합

분자간 인력에서 마지막으로 다룰 것은 “수소결합(hydrogen bonding)”이라 불리는 힘인데, 실제 결합은 아니다. 오히려 쌍극자- 쌍극자 상호작용의 강한 형태로 생각하면 된다. 수소결합은 분자 간 인력 중 가장 강한 힘으로, 생화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수소결합의 "수소"는 전기음성도가 높은 원자(N, O, F)와 연결된 수소 원자를 의미한다. 전기 음성도가 높은 원자는 수소와 공유한 전자쌍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수소 원자는 부분적으로 양의 전하를 갖는다. 수소는 원자가전자가 없기 때문에, 양전하는 다른 분자들에 노출되어 있다. 부분 적으로 음의 전하를 갖고 고립전자상을 갖는 원자가 노출된 양전하에 접근한다면, 쌍극자에 의한 강한 인력이 작용할 것이다. N, O, F로 이루어진 화합물에서, 이들 원소는 하나 이상의 고립전자 쌍을 갖는데, 가까이에 위치한 다른 분자의 수소 원자와 고립전자를 부분적으로 공유한다.

 

수소 원자와 전기음성도가 높은 원자로 구성된 분자의 순수 화합물에서 이들 힘이 나타난다.

 

플루오린화수소(nydrogen fluoride) 분자의 H 원자는 다른 HF의 F 원자에게 끌릴 수 있다. 물 (H2O)의 경우, O 원자는 상대분자의 H 원자에 고립전자쌍을 제공하여 수소 원자를 끌어당긴다.

 

수소결합 상호작용은 분자내 단일결합보다는 매우 약한 힘이다. 물의 경우, 수소결합에 의해 분 자들은 고체나 액체상으로 유지되는데, 액체상의 물이 가열되면 수소결합은 깨지나 화학결합은 깨지지 않는다. 수증기는 여전히 H2O 분자이다. 수소결합은 단백질과 같은 거대분자에서도 발견된다.

 

분자간분자 간 힘, 세 가지-분산력,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 수소결합- 모두 아주 약한 화학결합 보다도 강하지 않다. 이중 수소결합이 가장 강하지만, 공유결합보다도 한참 약하다. 분자 간 힘은 약하지만, 여러 개의 힘이 모이면 총괄성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

 

분자 간 힘과 분자 내 힘을 비교하기 위해 흑연에 대해 알아보자. 같은 평면상의 탄소 원자들은 한 공유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러 개의 공명구조가 가능하지만, C-C 결합의 세기는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의 사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판 사이의 상호작용은 분산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약하다. 즉 판 위의 탄소 원자들은 상대적으로 강한 화학결합으로 서로 묶여 있으며, 인접한 판들은 매우 약한 분산력에 의해 고정된다. 이 결과, 흑연은 강한 힘을 견딜 수 있고, 쉽게 미끄러지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연마제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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